[명예기자] 울산남구문화원 추억소환展 – 떠나옴과 정착, 사택에 대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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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명예기자 배재록

지난 12월 15일부터 21일까지 1주일 동안 울산남구문화원 전시실에서는 특별 사진전이 열렸습니다. 이름하여 ‘추억소환展 : 떠나옴과 정착, 사택에 대한 기억’이었습니다.

울산남구문화원에서 주관하고, 울산광역시 남구청에서 후원한 뜻 깊은 행사를 참관한 후 주요 내용을 포스팅 합니다. 

사택의 사전적 정의는 기관이나 단체 따위에 소속된 구성원을 위하여 그 기관이나 단체에서 지은 살림집을 말합니다.

1964년 한국석유공업 사택에서 시작됐다는 울산의 사택문화. 이번 전시장에 출품된 사진들은 울산의 기억이자 추억담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전시를 여는 서문이 이번 행사의 취지를 잘 설명해주고 있었습니다.

‘공업도시인 울산의 사택을 중심으로 한 개인의 삶과 기억을 기록하는 이번 전시는 일정한 곳에 자리를 잡고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본래 살던 집과 지역을 떠나 다른 곳으로 정착할 때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번 ‘추억소환展’에는 아홉 분의 사진작가들이 참여했습니다. 자신이 살았던 사택과 몸담은 기업, 그리고 울산에 정착한 순간부터 지금의 삶까지 각자의 다양한 이야기를 사진에 담았습니다. 

1974년부터 한국비료에 근무한 고문구(1949년 생) 울산남구문화원 원장 작품입니다. 공장새마을 건전가요 경영대회와 한국비료 사원사택 건설현장 사진입니다.

작가는 이사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27번 이사를 갔더라고요. 지금도 누구하고 이야기하다가 결혼한 사람에게는 아이가 있냐고 물어보고 아이가 학교를 마칠 때까지는 이사는 안 다니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주죠.’라고.

첫 월급이 6,800원이었던 1968년부터 유공 동력부에 30년 근무한 김영일(1934년 생) 작가의 1958년 철원 동생과 그리고 회사 보일러실에서 동료와 찍은 사진입니다.

개인의 기억은 타인의 기억들을 자극시켜 추억의 장소를 형상화합니다. 1960년대 산업과 사택문화의 풍경에 대한 기억 속의 장소들이 다수의 사람에게 추억을 줍니다.

인천 덕적도에서 출생해 한주에서 재직했던 김영철(1951년 생) 작가의 1962년 울산시 승격 사진과 1971년도 동양나일론 전경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울산의 사택문화와 환경, 울산에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을 통해 오랜 시간 기억하고 있는 정신세계와 당시의 시대상을 형상화한 소중한 자료입니다.

한전에 재직했던 유용하(1948년 생) 작가의 1969년 동해전력 현장과 신정4동에 있는 한비사택에서 가족들과 단란했던 모습을 담은 사진입니다.

이번 사택에 대한 추억을 사진전을 통해 보는 감흥은 그러한 옛 추억이 울산의 정체성을 알리는 작품이어서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0년간 유공 동력부에 재직했던 이상도(1948년 생) 작가의 유공과 황성동 새마을사업 사진입니다. 사택은 회사 직급별도 차별화해 배정했고 통근버스로 출퇴근을 했습니다. 

사택 내에 골프장, 테니스장, 축구장, 수영장, 당구장, 헬스장을 무상으로 이용했으며 가족단위 유람과 명랑운동회도 열렸습니다.

임헌찬 작가(1938년 생)의 한양화학 공장 전경과 사택 연극공연 장면입니다. 미국 다우케미컬과 합작 회사다 보니 외국인이 많이 살았고 외국문화가 빨리 들어왔습니다.

사택은 또 다른 공동체문화를 형성했습니다. 유치원, 도서관도 있었습니다. 회사 응급실도 이용하고 아름다운 정원도 가꾸며 다채로운 행사도 자주 열었습니다. 

출생지가 용연동인 장정국(1946년생) 작가의 용연동 공단부지 조성 모습입니다.

유공이 생기기 전, 남구 용연동은 300여 가구가 사는 큰 자연 촌락이었습니다.

유공 원유저장 확장사업과 울산시의 공해지역 이주정책에 따라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유공은 사택이 서너 곳에 분산되어 있었는데 과장급 이상이 주로 입주했습니다.

고려 아연에 재직했던 장인창(1944년 생) 작가의 고려아연과 체육대회 모습입니다.

함께 사는 공동체다 보니 서로의 사정을 거의 다 파악할 정도였습니다. 이웃 간 마찰이 빚어져도 직장 조직과 연계되다 보니 애로 사항도 많았다던 공간이었습니다. 

S-OIL에 재직했던 유재헌(1952년 생)의 1955년 S-OIL 기술연구소 시절 사진입니다.

사택은 회사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지었지만 작가는 ‘비상 상황이 뙬 때 버스 한 대만 출동하면 싹 싣고 오면 되니까 아주 효율적으로 관리가 돼요.’라고 말했습니다.

울산에 살고 있는 시민들은 대개 기업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살았습니다. 산업수도가 된 지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삶의 기억들이 연관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번 사진전이 울산 시민들에게 감회를 주는 이유가 아련한 기억 때문이지 싶습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옅어지는 추억을 기록으로 보여 준다는 점에서 참여하고 싶었다는 작가들은 ‘개개인의 기억들이 모여 만들어졌는데, 이 기억들이 보시는 분들의 기억을 발화시키는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울산의 사택문화의 흔적을 경험할 뿐만 아니라 시대성을 알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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